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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허리디스크 극복기

허리디스크 회복 / 극복기_ 챕터#2. 발병 그리고 악화 과정

저번 연재에 이어 발병한 후 그리고 그 악화 과정에 대해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12년 여름. 

양재천을 신나게 달리며 느꼈던 통증을 무시하고

10키로를 완주하고 들어온 다음날,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남자들의 껍질 제거 수술 마취 풀리는 거 보다 더 한)

그런 통증을 느꼈고, 한 이틀은 아파서 움직이지를 못했다.





저번에 쓴 내용과 같이, 필자는 광고 업계에 있다 보니

원하는 일정대로 쉴 수가 없었고,

당시에는 일에 대한 욕심도 부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대해 별 신경을 안 썼던거 같다.



발병하고 바로 가족여행을 갔다.

당시 서울에서 청주까지 운전을 하고 어른들을 모시고 다녀왔는데,

금방 가라앉을거라 생각했던 통증이 가시지를 않고,

속된 말로 거동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한 주 정도 아프고 나서 병원을 찾았고,

그 때부터 진통제를 처방 받고 먹기 시작했다.

8월 처음에 병원을 찾아 약을 받아 먹고 며칠 지나자

지금 되돌이켜보면 특히 아팠던 기억은 없는데

통증이 많이 완화되어 그냥 저냥 지냈던거 같다.



그런데 9월에 들어서자 사정이 달라졌다.

욱신 욱신 정확히 어딘지 모르겠는 허리 / 엉치가 아프기 시작했고

일했는데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9월부터는 다시 병원을 다녔고,

그 때부터 2주 단위로 병원에서 진통제를 처방 받았다.





일은 일대로 병원은 병원대로,

저번 연재와 같이, 기획서를 쓴다고

불철주야 회사에서 12시간 이상씩 매달리면서

일하고,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굽히고 등짝을 굽히고 그렇게 지냈던 거 같다.






병원도 다니고 물리치료도 받고 그랬지만

차도는 전혀 없었고

회사에도 오전마다 물리치료 받고 간다고 눈치도 보이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10월 3일. 병원에서 MRI 촬영을 처음 받았다.





아니, 이럴수가..

내가 고자라니...


그랬다. 4번 5번 요추 디스크가 나와있는 엄연한 허리디스크라고 진단을 받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입원을 했고,

태어나 처음으로 MRI를 찍었다.

그 때 가서야 미련하게 일만하고 몸 안챙겼던 내 자신이 미워졌다.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고 나서는

주 2~3회 정도 도수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날이 갈 수록 통증은 늘기만 했고,

하루에 한 포만 먹어도 문제 없었던 약을

하루에 두 번 먹어야 통증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도수 치료 중간 중간에 블럭주사도 여러 차례 맞아 보았지만,

그 때 뿐이었고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11월까지는 그래도 스트레칭도 자주 하고 했었는데

12월 들어서서는 허리가 발끝까지 숙여지지가 않았다.

발병전에는 허리를 숙여 손바닥이 땅에 닿는 유연한 몸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리가 짧아서 그럴수도 있다)

작년 연말에는 확연하게 체감이 되도록 상태가 나빠졌다.



(얘는 안해봐서 못했고 나는 아파서 이것밖에 못했다.)


2014년에 들어서서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을 때,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은 여성들이 자주 하는 한쪽으로 틀어서 앉거나

무릎을 꿇고 앉아야만 식사가 가능했다.

약을 먹어도 통증이 있었고, 급기야 의자에 앉아서 일 할 때 마저도 통증이 생겼다.

통증이 욱신 욱신에서 다리까지 찌릿 찌릿하게 악화되었고,

심할 때는 다리 끝이 마비되는 느낌까지 받았다.

통증이 악화되면서 허리디스크에 대해 나름 찾아보았기에

아... 여기서 더 악회되면 다리가 완전히 마비되고 배뇨장애도 생기겠구나 싶었다.

이젠 더 이상 양보할 수 없었다.

3월 휴직을 신청했고 병가로 2개월을 쉬었다.

그 병가로 쉬는 동안 이직할 회사를 찾았고, 나는 광고회사와는 4월 연을 끊었다.





약도 듣지 않고, 몸도 아파 자살 생각도 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

외국에서 공부했다는 근자감으로 꿈도 크게 크게 가졌었는데

이제는 내 몸하나 거누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수신도 못하는 내가 미웠고, 평천하까지는 아니더라도 

세상에 멋지게 이름 석자 남기고 싶었는데, 그 생각이 우습게 되어버렸다는 생각을 했다.





병원은 많이 다녔다. 서울 역삼이 주요 생활 반경이었기 때문에

유명한 병원도 많이 다녔다.

병원에서 받은 치료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별도 챕터로 다루기로 하자.



3월 휴직계를 내면서 서울 강남에 모 유명병원에서

허리 수술 날짜를 잡았다.

수술을 마치고, 회복해서 다시 돌아오겠다고 휴직계를 냈다.

회사 이사님도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으신 적이 있었는데,

수술전에 직원들의 부축을 받아 걸었다가

지금은 그래도 큰 불편없이 생활하고 있으시다.

총각에 32살이라는 나이에 허리 수술 따위는 받고 싶지 않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이대로 수술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

휴직계를 내자마자 자전거를 샀고,

자전거를 타고 허리가 많이 좋아졌더는 지인의 추천을 받아

탄천을 30키로 정도 매일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다.

페달을 밟을 때, 왼발을 뻗을 때 항상 통증을 느꼈지만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했다


중간 중간에 있던 휴식 공간에서

철봉에 매달려서 통증을 참으며 매달리고 다리도 털어보고

사우나 월 정액권을 끊고

매일 몸을 담구고 근육을 풀었다.

물론 매일 매일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받았다.





나아지는 건지 악화되는 건지 모르겠는 사이에,

어느 덧 4월 초에 이르렀고

2개월의 휴직기한도 있었기 때문에

수술 날을 다시 잡았다.

그 동안에 허리디스크로 유명한 선생님들의 강의며

(EBS 스페셜 방송 등으로 편성되어서, 다시보기로 보실 수 있다)

한의원, 추나요법, 기타 민간 치료 법등 샅샅히 뒤져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수술을 나흘정도 앞둔 어느날,

받게 되는 수술이라면 피할 수 없으니 재발에 대해 좀 알아보자 라고 알아보다가,

우연히 이상한 종교 느낌이 나는 운동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짜피 기댈 곳도 없었고, 수술하면 보험은 있지만 금전적 출혈도 크기 때문에

일단 그것에 대해 파보았다.

책도 사서 읽어보고, 온라인에 연재된 내용도 깡그리 섭렵했다.



4월말, 그 운동을 가르치는 사단법인을 찾아 갔다.

당시 저번 연재에서도 언급했지만 밥을 먹기 위해 양반다리로 앉지도 못했다.

항상 무릎을 꿇거나 한 쪽으로 다리를 접고 여성스럽게 앉거나 하였다.





무료 체험을 하는 날을 잡아 방문하였고, 

당일 나를 엎드리게 하더니 발로 궁뎅이 쪽을 뻥뻥차고

누르고 접고 만지작 만지작 하였다

젊은 친구가 어쩌다가 그랬느냐며 쯧쯧거리시면서.



나흘 후 나는 양반다리로 앉을 수 있었다.

통증이 없지는 않았지만 몸이 조금은 나아졌음을 느꼈다.



다음에는 병원에서 받았던 치료와 그 체험기에 대해 자세히 적어 보겠다.